건설업계, ‘데이터센터’ 개발 본격화…디벨로퍼로 사업 확장
2024년 02월 01일
[월요신문=김지원 기자]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해 주택사업이 부진해지자 건설업계에서는 새로운 먹거리로 ‘데이터센터’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시공을 넘어 개발, 운영 등 전반적인 과정을 총괄하는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설사들은 앞다퉈 개발·시공·운영에 모두 참여하는 ‘데이터센터 디벨로퍼’로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대림은 지난 1월 29일 서울 가산동 데이터센터 신축공사 착공에 돌입했다. 이번 사업은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지하 1층~지상 8층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2025년 준공 및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대림은 2021년 호주 ‘DCI Data Centers(이하 DCI)’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을 추진해왔다. DCI는 자산운용사인 브룩필드가 전액 출자한 회사로 데이터센터 시설 구축 및 운영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가산 데이터센터 운영도 담당할 예정이다.
대림은 이번 사업의 사업 기획부터 부지 선정 및 매입, 인허가, 자금 조달 등 개발사업 전반을 주도하며 ‘데이터센터 디벨로퍼’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대림 관계자는 “전 산업에 걸쳐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데이터센터 사업은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장기적인 임대차 계약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주거·오피스·리테일·물류 등 다양한 부동산 개발 영역에서 축적해온 폭넓은 경험을 살려 데이터센터 디벨로퍼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도 지난해 싱가포르 ‘디지털엣지’와 협력해 ‘부평 데이터센터’를 착공했다. 이 사업은 올해 8월 준공 예정이다.
양사는 지난해 사업추진을 공식화하고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사업을 진행해왔다. SK에코플랜트와 디지털엣지의 지분율은 49대 51이며, 1·2차 사업으로 나눠서 진행 중이다
‘부평 데이터센터 공동개발’ 사업은 인천 부평구 청천동 국가산업단지 내에 120MW 하이퍼스케일급 상업용 데이터센터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약 1조원 규모다. 준공 후 정식명칭은 ‘에스이엘투(SEL2)’로 명명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사업을 통해 기존 보유한 데이터센터 EPC(설계·조달·시공) 역량에 사업개발 수행 역량까지 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GS건설은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해 아예 자회사를 설립했다. 지난 1월 24일 GS건설은 자회사 디씨브릿지와 지베스코자산운용이 개발·운영에 참여한 ‘에포크 안양 센터’를 준공하며 디벨로퍼로서의 역할을 보였다.
앞서 GS건설은 디벨로퍼로써 데이터센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 21년 5월 데이터센터 영업과 운영서비스를 담당하는 ‘디씨브릿지’를 자회사로 설립했다. 디씨브릿지는 이번 에포크 안양 센터의 운영에 일부 참여한다. 또한, 같은해 설립한 자회사 지베스코자산운용이 본 사업의 기획, 투자 운용 및 사업 관리를 수행했다.
‘에포크 안양 센터’는 안양시 호계동에 위치한 지하 3층~지상 9층 총 40MW 용량 규모의 시설로 약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갖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 센터다.
GS건설 허윤홍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GS건설은 데이터센터 전체 밸류체인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AI와 Data 시대에 부응하고자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데이터센터 개발·운영에 뛰어들며 사업 확장에 나선 것은 주택 시장 침체를 벗어나 데이터센터 사업이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 시공은 일회성 수익에 그치지만 운영 사업은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보장한다. IT업계에 따르면 고객사가 내는 데이터센터 임대 요금은 사양, 즉 필요한 네트워크 속도와 서버 규모에 따라 통상 월 수백만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센터 사업은 시장성 또한 뛰어나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아리즈톤은 한국 데이센터 시장 규모가 지난 2021년 5조원 규모였으나 오는 2027년에는 약 8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IT 인력과 관련 기술 등 역량 부족으로 건설사가 데이터센터 사업 개발·운영을 하기는 쉽지 않으리라고 전망한다. IT 관련 역량을 갖춘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사와 네이버·카카오 등 다른 기업이 이미 시장을 점유 중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사업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미래성장성 높은 분야로 보고 있다”며 “다만, 한 때 ‘블루오션’이었던 데이터센터 사업이 현재는 ‘레드오션’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있어 새로운 먹거리가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